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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산재 사망 대응 투쟁

    2001년 한해에만 31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대규모 인력감축에 따른, 철도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크게 위협받았다. 직무중 사망 사고자와 함께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로사도 증가했다. 5월 민주집행부 출범 이후 철도노조는 하반기 당면한 핵심 투쟁 요구로 ‘민영화 저지, 인력충원’을 내걸고 관련 사업과 투쟁을 집중했다.

    철도노조는 철도청, 기획예산처, 노동부 항의집회를 연속적으로 개최하였고 서울역, 부산역 등 주요 역사에서 정기적인 대시민선전전을 진행하고 조합원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위령제와 추모집회를 열어 상복과 영정, 상여를 들고 가두행진을 하면서 철도현장의 산업재해 참상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는 안전대책 마련 서명운동, 리본착용, 산안법 교육과 노조 예방점검 등의 현장활동을 통해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경각심과 노조의 대안 요구를 홍보했다.

    또한 철도 산업안전 실태보고서 발간, 철도노동자 건강영향조사, 산업안전보건법 집단교육, 산업안전담당자 순회교육, 철도노동자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제도개혁 국회 공청회 등의 정책교육사업을 진행하였고 철도청과 노동부, 건설교통부를 대상으로 대안 요구안 전달, 항의방문, 협의를 진행하면서 제도개선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철도산업의 ‘산업안전보건법 안전기준 규칙 개정안’ 마련, 철도안전법 근거 마련 등의 제도개선과 함께 철도청과의 교섭을 통해 ‘1인 단독작업의 전면 금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열차감시원 확보, 산재 사망사고시 노조의 현장방문과 독립 조사 등을 합의했다

    목차
    처음으로
    배경
    경과
    결과와 의미

    1. 배경

    철도 현장의 직무상 중대재해는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1945년 이후 집계가 시작되어 순직자들의 위령탑에 위패를 모신 숫자를 통해 57년간 누적된 사망 인원은 2001년 현재 2,157명에 달했다. 연평균 약 40명에 이르는 사망자 수치로 확인되듯이 철도 현장은 산업안전의 무법지대였다.

    참상의 원인으로 낙후된 시설, 안전관리제도, 개인 부주의 등이 지적되어왔으나 주로 개인 안전의식을 강조하는 땜질식 처방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산재 사망사고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직무중 사망 뿐 아니라 과로로 인한 순직자도 증가했다.

    1990년대 정부와 철도청의 대규모 인력감축이 철도 현장의 산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철도노동자 6,783명이 감축되었다. 더욱이 감축은 현업직에 집중되었다. 2000년 한 해 감축된 중앙공무원 4,299명 중 기능직이 3,675명(85%), 이 가운데 2,346명(64%)이 철도노동자였다. 정부와 철도청은 현장의 인력 부족과 미비한 안전대책 문제를 자인하면서도 대책은 거꾸로 갔다. 인력감축의 빈자리를 외주화와 함께 비정규직(일용직, 고용직)으로 채워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2000~2001년 사이 4명이 숨진 부산 보선사무소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85시간(월평균 350여 시간)에 달했다.

    철도노동자는 당시 근로기준법 적용(1주당 44시간, 1일 8시간 초과 근무 금지, 주당 유급휴일 실시)을 받는 대신 ‘철도공무원 수당지급요령’, ‘철도공무원 근무시간규정’ 적용을 받아 당시 24시간 맞교대(45%), 교번(21%), 일근(34%) 체제로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했다. 100년 전 철도 도입과 함께 일제 강점기 이후 유지되어 온 24시간 철야 맞교대 근무자의 경우 주당 노동시간은 63시간(월 270시간)으로 한국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204.8시간, 주 45.8시간, 2000년)보다 주당 16.2시간이 많았으며 열차승무원이나 보선원의 주당 노동시간이 75시간 이상(월 평균 300시간)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은 철도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으나 인력충원 대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인력감축이 이루어지면서 직무 사상사고와 과로사가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 사망사고뿐 아니라 소화기장애, 수면장애, 시력장애, 호흡기장애 등도 철도 직업병이었다.

    2. 경과

    • 철도노조가 최근 두달새 7명의 철도보선 노동자가 잇따라 열차에 치여 사망하자 성명을 발표해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함. 노조는 “무리한 인원감축이 중단되고 감시인 배치 등 안전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같은 사고는 계속될 것”이라며 △ 민영화 및 인원감축 중단 △ 인원충원 및 안전대책 수립 △ 안전대책 마련 때까지 선로작업 중지를 촉구함.

    • 철도노조가 조합원들에게 근조 리본 착용 근무 행동지침을 내림. 또한 3,000여 명의 보선 조합원을 대상으로 인원 확충과 산재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9일까지 벌여 철도청과 기획예산처에 제출함.

    • 철도노조가 오후 2시 철도청사 앞에서 150명의 전국 지부장들이 참가한 가운데 최근 순직한 철도노동자 10여 명의 영정을 앞세우고 △ 미발령자 362명 충원 △ 위험요인 발생 시 작업중지권 등 산업안전대책 10개항 이행 △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철도청사 진입을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임. 이날 밤 9시부터 시작된 지부장들과 손학래 철도청장과의 면담에서 산재사고 근절과 인력충원대책을 추궁함.

    • 철도노조가 오후 1시 대전지방본부 회의실에서 전국지부장회의를 갖고 잇따른 순직사고가 무리한 인력감축에 있다며 1단계 투쟁(7월 16일~22일)으로 지부별 현수막 게시, 지부별 조합원 총회, 안전대책 수립을 위한 전 조합원 서명운동, 3대요구안 리본달기, 노동부 항의방문을 진행하기로 함. 2단계 투쟁(7월 23일~8월 5일)으로 순직조합원 위령제,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요구안 접수, 대시민 홍보, 기획예산처 항의방문을 진행하기로 함.

    • 철도노조가 오전 서초동 기획예산처 앞에서 인력감축 저지와 산재 대책 촉구를 위한 기획예산처 항의집회를 개최함.

    • 철도노조가 노동부를 항의방문 해 산재사망 사고에 대해 즉각 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함.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인상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철도노조 요구안을 전달함.

    •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가 부산역광장에서 조합원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순직 조합원 11명에 대한 위령제를 진행하고 가두 행진을 진행함.

    • 철도노조가 양대노총을 비롯한 42개 노동사회단체와 함께 29일 서울역 귀빈실에서 ‘철도노동자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 산업안전대책 수립 △ 책임자처벌 △ 미발령자 362명 채용 등 인력충원을 요구함. 노조는 기자회견 후 서울역 광장에서 400여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순직조합원 11명에 대한 위령제를 진행하고 상복을 입은 지도부와 순직자의 이름이 새겨진 영정을 앞세우고 명동까지 행진을 진행함.

    • 정부부처 안전보건담당부서장 회의에서 철도와 우체국, 국립의료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논의함.

    • 철도노조가 한국노총과 함께 노동부 항의 방문에 나서 철도노동자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하라고 촉구함.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국정감사에 김재길 위원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최근 잇따른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철도 작업환경과 실태를 증언함. 또한 인력충원이 대안임을 주장하고 철도청의 미온적 조치를 규탄함. 한편 국정감사에는 손학래 철도청장도 증인으로 함께 참석함.

    • 철도노조가 대전 철도청사에서 제36차 중앙노사협의회 협정서에 조인함. 이중 노조가 요구한 산재 발생의 원인으로 꼽혔던 1인 단독작업의 전면금지에 대해 ‘선로순회 및 감시를 제외한 모든 작업은 단독작업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함. 협정서에 따르면 앞으로 임시열차 편성시에는 사전에 노조와 충분히 협의하고, 사망사고 관련 직원에게 2일의 범위내에서 안정시간을 부여하도록 함. 또한 연고지 희망자를 조사해 조속히 연고지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노사공동 현장 인력 실사 요구에 대해선 재검토하기로 함.

    • 노동부가 1999년부터 현재까지 철도청 소속 공무원의 업무 중 사망사고를 조사한 결과 모두 73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함. 이와 함께 철도청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 ‘엄중 경고’하고 ‘안전교육 및 안전진단 명령’을 내림. 노동부가 같은 중앙부처에 대해 한 달간 조사를 한 뒤 이 같이 조치한 것은 이 법 제정 이후 처음임.

    • 건설교통부가 기자 간담회를 갖고 철도안전 제고를 위해 독립적인 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관사와 철도안전관리사 자격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철도안전법을 마련해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해 2003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힘. 철도안전법에 철도사고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칭)’ 신설, 철도인력 양성차원의 기관사, 안전관리사 자격제도 도입, 철도안전기준 제정, 철도용품 품질인증제도 시행 등의 내용을 담음.

    •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설지부의 조합원 1,000여 명이 대전역 광장 모여 ‘인력충원과 산재대책 마련 촉구 총력결의대회’를 개최함.

    •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오전 10시 30분, 조합원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부평남부역광장에서 ‘고 현종동 조합원을 추모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책임자 처벌과 노동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함. 대전지구 철도노동자 200여 명도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경 대전역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지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단체 분향을 진행함. 제천지구도 오후 2시부터 제천역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함.

    • 철도노조 간부들이 상복을 입고 ‘책임자 처벌, 산업안전대책 수립, 현장인원 충원’ 요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함. 서울지방본부는 행안부가 있는 서울정부종합청사, 본조합은 노동부가 있는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1인시위를 지속함.

    •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울역(25명)과 청량리역(6명), 행자부앞(2명)에서 ‘철도청장 처벌, 산업안전 대책마련, 현장인원 충원’ 구호를 내걸고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함. 선전전 참가자들은 죽음의 일터를 상징하는 상복을 착용하고 철도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알림. 1월 2일 서울종합청사에서 시작한 1인 시위를 확대한 ‘산재 선전전’은 22일까지 진행됨.

    • 철도노조가 오전 과천 노동부 앞에서 조합원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산업재해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항의집회’를 개최함. 노조는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31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은폐됐던 3건을 밝혀 총 34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산재 사망자 비율(만인율)이 8.1로 일반사업장 평균치 2.03과 비교할 때 4배에 달하고 있다”고 밝힘.

      노조는 △ 책임자 처벌 △ 철도청에 종합안전진단 명령 △ 철도청 재해 예방 대책안 발표 △ 산업안전보건법 규칙 실효성 있게 개정 △ 직업환경 측정 등의 요구안과 노동부장관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노동부에 전달함.

      또한 지난 14일부터 서울역과 청량리역에서 집단적으로 상복을 입고 철도 이용자들에게 철도의 심각한 산업재해를 고발하는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지방본부별로 노동부 지역사무소를 항의방문함.

    • 철도노조가 오전 서울역에서 ‘살인적 노동조건 개선과 민영화 완전 철회를 위한 서울본부 결의대회’를 개최함. 조합원 500여 명은 ‘죽음의 일터 철도현장’을 상징하는 흰 상복에 두건을 쓰고 만장과 상여를 준비해 행진을 시작하려 했으나, 경찰이 집회신고에 포함되지 않은 상여가 있다는 이유로 행진을 막아 조합원들과 경찰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짐. 경찰은 집회 대오로 들어와 상여를 파괴함. 이 과정에서 서울본부 황정우 조직국장 등 4명의 조합원이 큰 부상을 입음.

    • 철도노조가 1월 28일~2월 2일 노조 주최의 ‘1차 산업안전보건교육’을 진행함. 이번 교육에는 전국에서 35명 조합원들이 참가함. 6일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조합원들은 이날 수료식을 가지고 ‘산업안전위원 임명장’을 받음.

    • 철도노조가 오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철도노동자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제도개혁 공청회’를 개최하고, 24시간 교대근무 철폐와 1인 작업 금지, 연속 야간작업 금지 등 산재 대책 마련을 촉구함.

    • 철도노조가 노동부와 협의할 철도사업 적용 ‘산업안전보건법 안전기준 규칙 개정안’을 정리함.

    3. 결과와 의미

    2001년 5월 민주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철도노조는 연이은 산재사망사고의 핵심적인 원인이 인력감축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와 일제 강점기부터 이어진 24시간 맞교대 장시간 노동체제에 기인한다며 관련 대응 투쟁과 사업을 본격화했다.

    2001년 하반기부터 철도청, 기획예산처, 노동부 항의집회 연속 개최, 주요 역사에서 정기적 대시민 선전전 진행, 위령제와 추모집회 등을 열었다. 철도현장의 산업재해 참상을 시민들에게 알렸고 한편으로 조합원 대상 안전한 현장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며 노조의 대안 요구를 홍보했다. 철도노조는 산업안전국을 중심으로 정책·교육사업을 활발히 전개했다. ‘철도 산업안전 실태보고서’ 작성(2001년 7월), 노동안전보건단체와의 공동활동으로 건강영향조사(2001년 7월~2002년 2월), 산업안전보건법 집단교육, 지방본부 임원·지부장·지부 산업안전담당자 순회교육, ‘철도노동자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제도개혁 국회 공청회’(2002년 2월 17일)를 개최했다.

    철도청과 노동부, 건설교통부를 대상으로 대안 요구안 전달, 항의방문, 협의를 진행하면서 제도 개선이 구체화되었다. 철도노조는 관련 대안을 제시하면서 노동부가 철도산업에 적용될 ‘산업안전보건법 안전기준 규칙 개정안’을 마련하도록 했고 건설교통부가 철도안전 제고를 위해 독립적인 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관사와 철도안전관리사 자격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철도안전법을 제정하도록 강제했다. 철도청에 대해서는 중앙노사협의회 노사합의를 통해 ‘1인 단독작업의 전면 금지’를 이루어냈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열차감시원 확보, 산재 사망사고시 노조의 현장방문과 독립 조사 등을 이루어냈다.

    2002년 이후 철도노조의 지속적 산업안전 대응, 파업을 통한 인력 증원, 제도개선의 효과 등으로 철도 현장에서의 산재 사망자 숫자는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사망과 부상, 직업성 질환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지속적 인력감축과 외주화를 통해 철도노동자의 안전과 시민안전은 상시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참고자료

    - 전국철도노동조합, 『죽지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한 철도 산업안전 실태보고서』, 2001.7.26.
    - 전국철도노동조합, 『2001년 사업보고』, 2002.
    - 전국철도노동조합, 『철도노동자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제도개혁 공청회 자료집』, 2002.2.21.
    - 전국철도노동조합 역사편찬위원회, 『철도노조 80년사 2』, 한내,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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