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현장의 직무상 중대재해는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1945년 이후 집계가 시작되어 순직자들의 위령탑에 위패를 모신 숫자를 통해 57년간 누적된 사망 인원은 2001년 현재 2,157명에 달했다. 연평균 약 40명에 이르는 사망자 수치로 확인되듯이 철도 현장은 산업안전의 무법지대였다.
참상의 원인으로 낙후된 시설, 안전관리제도, 개인 부주의 등이 지적되어왔으나 주로 개인 안전의식을 강조하는 땜질식 처방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산재 사망사고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직무중 사망 뿐 아니라 과로로 인한 순직자도 증가했다.
1990년대 정부와 철도청의 대규모 인력감축이 철도 현장의 산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철도노동자 6,783명이 감축되었다. 더욱이 감축은 현업직에 집중되었다. 2000년 한 해 감축된 중앙공무원 4,299명 중 기능직이 3,675명(85%), 이 가운데 2,346명(64%)이 철도노동자였다. 정부와 철도청은 현장의 인력 부족과 미비한 안전대책 문제를 자인하면서도 대책은 거꾸로 갔다. 인력감축의 빈자리를 외주화와 함께 비정규직(일용직, 고용직)으로 채워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2000~2001년 사이 4명이 숨진 부산 보선사무소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85시간(월평균 350여 시간)에 달했다.
철도노동자는 당시 근로기준법 적용(1주당 44시간, 1일 8시간 초과 근무 금지, 주당 유급휴일 실시)을 받는 대신 ‘철도공무원 수당지급요령’, ‘철도공무원 근무시간규정’ 적용을 받아 당시 24시간 맞교대(45%), 교번(21%), 일근(34%) 체제로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했다. 100년 전 철도 도입과 함께 일제 강점기 이후 유지되어 온 24시간 철야 맞교대 근무자의 경우 주당 노동시간은 63시간(월 270시간)으로 한국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204.8시간, 주 45.8시간, 2000년)보다 주당 16.2시간이 많았으며 열차승무원이나 보선원의 주당 노동시간이 75시간 이상(월 평균 300시간)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은 철도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으나 인력충원 대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인력감축이 이루어지면서 직무 사상사고와 과로사가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 사망사고뿐 아니라 소화기장애, 수면장애, 시력장애, 호흡기장애 등도 철도 직업병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