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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6년 조합비 인상 반대 직선제 요구 투쟁

    전국철도노조가 1996년 5월 23일 수안보온천 상록수 관광호텔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일방적으로 0.5%의 조합비를 인상했다. 조합원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합비를 인상한 데다 관광호텔에서 대회를 개최해 지방본부 위원장에게 고급승용차(소나타Ⅲ)를 지급하기로 하자 조합원들의 분노가 촉발되었다.

    철도노민추가 소식지 ‘새벽철길’에서 이를 폭로하자 조합원 스스로 조합비 공제 거부 운동이 시작되었다. 6월 13일에는 12개 지부와 지구를 중심으로 ‘조합비 인상 유보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요구하는 전국철노 서울지방본부 범지부 대책위원회(범대위)’가 결성되었다.

    범대위는 6월 27일 300여 명이 참석한 항의 집회를 거쳐 7월 15일 27개 지부가 참여한 ‘조합민주주의의 실현과 불법적인 조합비 인상 철회를 위한 전국 범대위’로 발전했다. 이후 세 차례의 조합원 항의 집회, 리본달기,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요구, 부당노동행위 진정, 소송제기, 공청회 등을 통해 어용 전국철도노조의 부도덕성과 비민주성을 폭로했다. 범대위는 6월 13일부터 두 달여 간 조합비 인하뿐 아니라 직선제 선거 요구를 걸고 조합원 대상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과반이 넘는 조합원을 조직해 투쟁의 명분과 대중적 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범대위 활동은 전국철도노조와 철도청의 공모와 탄압에 가로막혔다. 철도노조는 10월 중앙위원회에서 서명운동을 주도한 활동가들에 대해 조합원 자격 제명 5명, 권리정지 3년 3명, 권리정지 2년 3명, 그 외 경고 징계를 내리고 7개 지부를 사고지부 처리했다. 철도청은 조합비 인상 반대 집회 참여와 조합원의 서명운동을 막으라는 지시와 홍보물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당사자들을 징계위에 회부했다. 탄압과 함께 이후 대응에 대한 계획과 전망 부족으로 인해 범대위 활동은 중단되었지만, 투쟁 중 제기한 직선제에 대한 법적 소송은 2000년 3중 간선제 위헌 판정을 이끌었고 이후 직선제 규약개정 투쟁과 민주노조 건설에 크게 이바지했다.

    목차
    처음으로
    투쟁 경과
    결과와 의미

    1. 투쟁 경과

    • 수안보온천 상록수 관광호텔에서 열린 1996 전국철도노조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일방적으로 조합비를 0.5% 인상함.

    • 12개 지부와 지구를 중심으로 ‘조합비 인상유보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요구하는 전국철노 서울지방본부 범지부 대책위원회’를 결성함.

    • ‘조합비 인상 유보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요구’를 내용으로 하는 조합원 서명운동이 진행됨.

    • 범지부 대책위원회가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의 집회를 개최함.

    • 조합원 서명지 수령을 거부한 영주지방본부를 제외하고 서울 3,154명, 부산 1,400명분 등 4,554명분이 접수됨.

    • 서울지방본부 1,266명 2차 서명부 전달하여 이날 기준 6,820명분의 서명이 공식 집계됨.

    • 27개 지부가 참여한 ‘조합민주주의의 실현과 불법적인 조합비 인상 철회를 위한 전국 범대위’를 결성함.

    • 용산역광장에서 500여 명이 참여한 2차 항의 집회를 개최함.

    • 범대위 소속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을 위한 조합비 납부 거부 운동으로 ‘조합비 일괄공제 중지 요청서’에 대한 서명운동이 시작되어 7월 25일까지 서명이 진행됨.

    • 철도노조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범대위 활동가와 지부 조직 징계안을 결정하고 이를 중앙위에 상정함.

    • ‘노조 임원이나 대의원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는 노동조합법 제19조에 근거하여 철노 ‘대의원대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접수함.

    • 서명운동, 전국적으로 8,000여 명이 진행한 것으로 잠정 집계함.

    • 용산역광장에서 500여 명이 참여한 3차 결의대회를 개최함. 이날 결의대회에서 지도부 삭발식을 진행하고 단식투쟁을 결의함.

    • ‘범대위 활동 방향 수립을 위한 범대위 공청회’를 개최함.

    • 철도노조가 124차 중앙위원회에서 징계를 실시함. 범대위 소속 조합원 자격제명은 유광배(서전동지부장), 정용한(서기지부장), 정영운(서동지부장), 박영선(량기지부장), 유치상(서객지부장) 권리정지 3년은 김진용(부기지부장), 유재곤(분당선지구역연합지부장), 권리정지 2년은 이찬복(분당선 조합원), 이영근(서동 조합원), 김영훈(부기 조합원), 그외 경고 5명을 징계하고 7개 지부를 사고지부 처리함.

    2. 결과와 의미

    1996년은 김영삼정부가 기존의 철도공사화방침이 경영개선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철도공사 추진을 백지화시키고 철도구조조정을 위한 제1차 계획으로 ‘국유철도경영개선 특례법’을 제정하고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시기였다. 반면 전국철도노조는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보다 어용 간부들에 대한 특혜와 권한 강화를 위해 온천 관광호텔에서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합비를 일방적으로 인상하고 지방본부위원장에게 고급승용차를 제공하는 결정을 했다.

    1995년 철도노민추의 노조 선거 대응을 통해 당선된 민주파 지부장과 활동가들은 철도노조의 반도덕적, 반민주적 결정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와 불만을 조직해 대책기구를 구성해 조합비 인상 결정 철회와 어용노조 민주화를 위한 직선제 요구 활동을 시작한다. 범대위는 10월 철도노조와 철도청의 징계와 탄압으로 활동이 중단될 때까지 4개월여간의 활동에서 조합원 참여 연속 항의집회,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요구, 부당노동행위 진정과 소송제기, 조합원 대상 서명운동을 진행하였다.

    1996년 범대위 투쟁은 철도노조 민주화를 위한 조합원들의 직접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사례였다. 조합원 서명운동, 조합원 항의집회를 한 축으로 노조 직선제를 위한 소송 제기 등 법적 대응을 통해 범대위 소속 조합원에 한정하지 않고 더 넓은 조합원들에게 활동의 영향을 미쳤다. 특정 직종에 한정되지 않고 전 직종에 걸쳐 어용노조에 반대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범대위 투쟁의 가장 중심적인 활동은 조합원 서명운동이었다. 6월 13일부터 ‘조합비 인상 유보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두 달여간 진행된 서명운동은 범대위 소속 지부 조합원들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서울지방본부의 경우 조합원 반수가 넘는 5,300명이 서명에 참여했고 8월 중순에는 전국적으로 과반에 육박했다. 또한 7월 20일부터 조합비 납부 거부 운동의 일환으로 ‘조합비 일괄공제 중지 요청서’에 대한 서명운동이 시작되어 5일만에 목표 서명이 완료되었고 30여 개 지부에서 6월 조합비 공제가 중단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서명운동을 통해 정당한 명분을 획득함과 동시에 범대위 소속 지부가 아닌 조합원에게까지 영향력을 대중적으로 확대시켰다.

    한편 법과 규정을 이용한 투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범대위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철도노조가 이를 거부하자, 노동부에 총회 소집권자 지명 요청서를 제출했다. 동시에 노동조합법 제19조의 “노조 임원이나 대의원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 의해 선출되어야 한다”를 근거로 서울지방법원에 ‘대의원대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철도노조의 3중 간선제가 무효이며, 이에 따라 선출된 위원장 역시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위원장 직무정지’ 소송도 함께 진행했다. 또한 철도청 감사관들의 개입행위에 대해 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 진정서를 접수했다. 철도청에도 조합비 일괄공제 중지요청서를 내용증명으로 발부하였으나 노동부 질의에 의해 거부되었다. 조직징계 이후에는 조합원징계처분무효확인소송을 하는 등 기존 해고와 징계 구제와 다른 적극적인 법률 대응을 진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범대위는 3중 간선제, 조합비 인상 결의, 위원장 자격 문제라는 세 가지 핵심 사안을 법적 쟁점으로 전면화했다. 이러한 투쟁은 4년 뒤 철도 현장에 큰 변화를 일으킨 ‘직선제 공투본 투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 참고자료

    - 『철도 민주노조 운동사 : 96년 조합비 인상 반대 범대위 투쟁 자료 모음』, 노동자역사 한내 문서번호 HNi66353, 2009.7.23.
    - 김병구, 「철도 민주노조 건설의 역사 -저항과 연대·헌신의 역사 : 94년 6·23 파업 이후부터 2001년 선거투쟁까지」, 『철도노동조합 창립 60주년 기념자료집 ‘60년 걸어온 철길’』, 2005.
    - 전국철도노동조합, 『1996년 활동보고』, 1997.
    - 이철의, 「전기협의 설립과 활동」, 『철도노동조합 창립 60주년 기념자료집 ‘60년 걸어온 철길’』, 2005.
    - 전국철도노동조합 역사편찬위원회, 『철도노조 80년사 2』, 한내,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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