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철도의 98%가 운영과 시설이 통합된 ‘상하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고 앞서 철도 민영화를 시행했던 나라들도 안전과 효율성을 위해 다시 공영화와 ‘상하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민영화 신화’를 추종한 한국의 역대 정부와 관료들은 철도 상하 분리 고착화, 경쟁체제, 최종적으로는 철도 민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2002년, 2003년 연속적인 철도노조의 민영화 저지 총파업 투쟁과 각급 정책, 연대활동의 결과 조성된 사회적 민영화 반대 여론으로 인해 철도 운영부문의 민영화가 철회되고, 철도공사-철도공단 간 제한적 상하 분리 형태로 지금까지 운영되어 왔다. 그렇지만 철도산업 구조개혁의 미련을 버리지 않았던 역대 정부는 끊임없이 산업 내 경쟁체제 도입과 민영화를 꾀해 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철도 민영화 일환으로 SR(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을 설립하고, 이를 민간기업에 넘기려 했으나, 철도노조의 총파업과 민영화 반대 여론에 밀려 SR을 코레일 자회사로 위치시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로 인해 철도공사와 SR 간에는 경제성, 효율성, 국민 이동권 등을 저해하는 기형적 경쟁체제가 형성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역대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철도, 신분당선, 여러 종류의 경전철, 익산-신리 간 전라선 등 민간투자법에 따라 다양한 민자 구간을 지속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공적 관리 기반의 기존 철도산업을 부단히 민영화하는 데 열을 올려왔다. 철도 상하 분리 관련해서도 철도공사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수행해 왔던 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떼어내 철도공단으로 넘기거나, 민간회사에 위탁하려는 민영화 정책이 지금도 정부 주도로 지속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상하 분리가 아닌 공공적 철도 운영체제를 위한 상하 통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투쟁했다. 2002~2003년 당시 민영화 저지 총파업과 함께 정책, 직종별 투쟁, 대국회 사업 등을 통해 철도 민영화를 위해 입안했던 ‘철도산업구조기본개혁법’과 ‘한국철도주식회사법’을 폐기시키고 분할 민영화를 전제로 했던 ‘철도사업법’의 내용(철도사업의 분할과 한국철도공사의 면허조항 삭제)을 수정시켰다. 또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을 통해 철도의 공공성과 민주적 운영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철도운송법 제정안과 철도산업발전기본법·한국철도시설공단법·한국철도공사법 개정안을 입법발의했다. 유지보수 업무의 계획과 시행을 이원화하고 유지보수 업무 축소 내용을 담은 건교부의 유지보수 업무지침에 맞서 시설과 전기 조합원을 중심으로 총력투쟁을 전개했고 계획업무를 시설공단에서 건교부로 이관하는 등 일부 개정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 참고자료
- 전국철도노동조합, 『2003년 사업보고』, 2004.
- 전국철도노동조합, 『2004년 사업보고』, 2005.
- 전국철도노동조합, 『2005년 사업보고』, 2006.
- 전국철도노동조합, 『철도공사 전환 이후 민주철노 운동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 자료집』, 2005.01.25.
- 이승우, 『철도 상하 분리와 민영화 : 안전의 관점에서 국토교통부 좀비정책 비판』, 민주노동연구원, 2023.12.18.
- 박상건·조남신, 『철도산업의 구조개혁에 따른 노사주체의 전략적 선택과 노사관계 변화에 대한 사례 분석』, 2011.2.
- 국가철도공단 홈페이지
- 김병구·지영근, 『만화로 보는 철도 이야기: 철도노동운동사』, 갈무리, 2017.
- 전국철도노동조합 역사편찬위원회, 『철도노조 80년사 2』, 한내, 2026.